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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완전히 무너져내린 입구 너머로 희미하게 고함이 들려왔다.
쿵쿵-
가만히 갇혀 있을 생각은 없는 모양인지 연신 바위를 두들기는 소리 또한 들려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입구를 가로막은 바위 더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신 두드리는 충격 탓에 더 무너질 가능성도 있었다.
저쪽에서도 그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연신 벽면을 두들기던 소란도 차츰 잦아들었다.
저 헌터들로서는 꽤나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세상에 어느 몬스터가 눈앞의 헌터를 두고 도망칠 줄 알았겠는가?
거기다 더불어 도망친 줄 알았던 몬스터가 설마 동굴의 입구를 무너뜨릴 줄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 점을 고려해보면 헌터들의 입장에서 이번 일은 무척 억울하게 당했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억울하다고 해서 그들에게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몰라서 당했다고 하면 그게 없었던 일이 되나?
아니다.
미궁에서 무지는 죄다.
잘 몰랐다고 한다면 오히려 몸이 더 고생했어야 한다.
도망치는 나를 보고 가만히 지켜볼 게 아니라 끝까지 쫓아와서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어야 했다.
입구가 무너져 내릴 때 멍하니 지켜보는 게 아니라 아득바득 발악하며 어떻게든 탈출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못했고, 결국 무너져 내린 동굴 안에 갇히고 말았다.
언제 탈출할 수 있을지 기약도 하지 못한 채로.
다시 한번 말한다.
미궁에서 무지는 죄다.
그리고 그 죄에 대한 벌은 다름 아닌 목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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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리를 파워볼게임사이트 떠나지 않고 그대로 머물렀다.
혹시나 헌터들이 입구를 뚫고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던 까닭이다.
흩날리는 모래바람이 똬리를 틀고 앉은 내 몸 위로 서서히 쌓여간다.
어느 순간 사납게 몰아치던 모래 폭풍이 잦아들었다. 파워볼실시간
어느새 몸 위로 수북이 쌓여 있던 모래를 한차례 털어낸다.
상황을 봐서는 헌터들이 한동안 동굴을 빠져나올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무리해서 빠져나오려고 하다가 동굴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까닭일까?
그 이유가 실시간파워볼 무엇이든 당장 그들이 빠져나올 생각이 없다면 나도 더 이곳을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저들이 과연 저 안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따로 식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못해도 보름 이상은 버티지 않을까?
오히려 헌터의 신체 능력을 고려하면 그 몇 배는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당분간 해야 할 일정이 늘었다. 파워볼사이트
앞으로 매일매일 한 번씩은 꼭 이곳을 찾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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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볼게임 그날 이후의 내 일상은 굉장히 규칙적으로 흘러갔다.
동굴 근처를 거점으로 삼아 주변 일대의 지리를 중심적으로 탐색했다.
언제나처럼 도중에 만나는 몬스터나 헌터들을 사냥하며, 앞서 다짐했던 것처럼 매일매일 동굴 안의 헌터들을 살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동굴 안에서 느껴지는 헌터들의 기척이 점점 더 약해져만 갔지만 그것 말고 딱히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아무래도 이대로 가면 큰일 없이 이곳에 더 들을 필요가 사라질 것 같았다.
한 10일 정도 흘렀을까?
어느 날 밤, 동굴이 한차례 크게 진동했다.
그 소란스러움에 눈을 뜨고 급히 이동하자, 쿠구궁─ 진동과 함께 돌덩이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설마 탈출하기라도 한 것일까?
예상치 못한 상황에 조금 당혹하는 한편 내심 헌터들의 탈출을 반기는 나 자신이 있었다.
그래, 그간 열심히 살핀 보람이 있듯이 결국 헌터들은 멋들어지게 탈출했다.
동굴 안에서 지친 심신으로 과연 얼마나 잘 싸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긴장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한번 싸워보자.
그리고 이런 내 생각이 우습게도 무너져 내린 돌더미 사이에서 빠져나오는 인형은 없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여겼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내부에 있던 헌터들이 탈출을 위해 노력했던 모양이다.
자세한 방법은 모르겠지만 충격을 줘서 가로막고 있던 입구를 부수고 나오려 했던 것 아니었을까?
시도 자체는 좋았지만 아쉽게도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다.
오히려 충격에 의해 입구 부분의 천장까지 무너져 내리며 이전보다 더 많은 바위 더미만이 무더기로 쌓여갔다.
모르긴 몰라도 헌터들의 자력 탈출은 한층 더 멀어진 것만은 분명했다.
희미하게 느껴지던 헌터들의 기척들이 한층 더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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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동굴 앞을 찾았다.
미약하게 기척이 느껴지고는 있으나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희미하다.
개중 몇몇은 당장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미약한 기운을 흘렸다.
조만간 정말 이곳을 찾을 이유가 사라질 것 같다.
어느 날을 기준으로 희미하게라도 느껴지던 기운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루에 하나. 어떨 때는 둘 이상.
불과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동굴 너머에서 느껴지는 기척은 고작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살아남은 헌터가 과연 누구일지는 모르겠으나 어렴풋이 공대장 헌터가 아닐까 생각했다.
입구가 무너져 내리던 마지막 순간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던 헌터의 얼굴이 불현듯 떠올렸다.
과연 저 안의 헌터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언제나처럼 동굴 앞을 찾은 순간이었다.
며칠 전부터 남아 있던 마지막 헌터의 기척도 점점 희미해져만 갔다.
아마 오늘이 지나면 앞서의 다른 헌터들이 그랬듯 저 실낱같은 작은 기척도 곧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기에 오늘은 따로 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얌전히 동굴 입구에서 똬리를 틀고 기다렸다.
딱히 이제 와서 마지막 남은 헌터가 동굴을 탈출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더 이상 쥐어 짜낼 힘도 없을 것이 분명했고, 나는 단지 마지막을 지켜봐 줄 생각뿐이었다.
스스로 저들을 죽음까지 내몬 주제에 무슨 위선이라 생각될지는 몰라도, 적어도 나는 이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쓸쓸히 죽어간다는 것은 너무나 지독한 것이니까.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잘 안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죽음.
그 앞에 홀로 마주 선 감각은 몹시 끔찍했다.
뱀(몬스터)가 되고서 종종 느끼고는 했다.
아니, 느낀다기보다는 생각하고는 했다.
인간일 적의 나와 지금의 나의 차이점을.
나는 분명한 사람이었다.
비록 지금은 뱀(몬스터)의 육신을 가지고는 있지만 분명한 정신성은 몬스터라기보다는 인간에 가까웠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헌터들을, 분명 인간을 죽임에도 아무렇지 않았다.
분명 나도 저들과 같은 인간이었음에도.
몬스터와 헌터이기에.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살아남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
지금껏 그런 변명들을 대며 헌터들을 죽여왔다.
그러고는 아무런 위화감조차 느끼지 못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다니.

비록 몸은 틀림없는 뱀(몬스터)지만, 정신만은 틀림없는 인간이라 생각했던 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이는 굉장히 이상한 일이었다.
요 며칠 동굴에 갇힌 헌터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며 확실히 자각했다.
성격이 변했다는 자각은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몬스터가 되었기에 생긴 후유증 비슷한 것이라 여겼다.
바뀐 내 성격이 스스로 생각해도 꽤나 마음에 들었기에 오히려 만족하는 마음이라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그런 것이 아니다.
단순히 성격이 변했다거나 작은 후유증이라기 보기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었다.
나라는 것을 이루는 ‘근본’, 그 자체가 변했다.
스스로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정작 정말 이상하다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이런 고민을 하면서도 내 마음은 한없이 고요했다.
고요하다 못해 작은 파문조차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고민들이 다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것처럼.
이에 다시 한번 새삼 깨닫게 된다.
나는 정말 ‘몬스터’가 되었구나.
사람이 아닌 ‘괴물’이 되었구나.
이러한 사실을 나는 여전히 덤덤히 받아들였다.
이상한 것을 알면서도 전혀 거리낄 것이 없었다.
사람이든 몬스터든, 결국 나는 나다.

기다란 고민의 끝에 나오는 답은 항상 그것이었다.
이렇게 덤덤히 받아들이는 것도 다 지금 이런 꼴(몬스터)가 된 까닭일까?
캐리 시절의 나였다면 이런 고민 탓에 몇 날 며칠을 어쩌면 몇 년을 괴로워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애초에 아무리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남을 해치지 못했겠지.
눈앞에서 자신을 버리고 도망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그랬듯이 자신을 죽이려 드는 타인 앞에서도 그저 몇 안 되는 욕지기만 내뱉으며 저주만 했을 것이 분명했다.
멍청하고 순진한 호구.
그런 성격이었으니 단순한 동경만으로 위험한 미궁에 제 발로 들어왔다.
그리고 결국 믿었던 동료에게 버림받은 채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당시의 끔찍했던 마지막을 떠올리니 과거보다는 확실히 지금의 성격이 훨씬 마음에 든다.
여태까지의 행보가 어떻게 봐도 선하다기보다는 악에 가까웠지만, 애초에 이런 선악도 인간이었을 적의 기준이다.
몬스터에게 사람의 선악을 바라는 것도 무리가 있다.
애초에 미궁이란 것은 선악이 필요 없는 곳이다.
미궁에서 살아가는 몬스터는 말할 것 없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미궁에 드나드는 헌터들한테도 선악 따위 필요치 않았다.
필요한 것은 강함.
바로 살아남기 위한 강함뿐이다.
선악을 따질 거라면 처음부터 미궁에는 들어와서는 안 된다.
새삼 자신이 따질 필요 없는 분명한 몬스터란 것을 자각했음에도 무언가 극적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
언제나 내놓는 대답처럼 나는 나다.
이제와서 딱히 내 행동이 바뀔 일은 없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남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 헌터들을 죽인다.
그것에 죄책감이나 미안한 감정은 없다.

지금의 나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도 못하고, 헌터란 것은 애초에 제 목숨을 담보로 일하는 이들이다.
미궁을 탐험하며 수많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지만 반대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니 미궁에서 헌터들의 죽음이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저 그 원인이 다른 수많은 것 중에서 나로 바뀐 것뿐이다.
어쨌거나 인간성이랄까, 다른 인간의 죽음에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딱히 인간성 그 자체를 완전히 버릴 생각은 없었다.
어렴풋이 완전한 괴물이 되지는 않을까 두려웠던 까닭이다.
다른 지성 없는 몬스터처럼 오직 피와 살육만을 원하며 날뛰고 싶지는 않다.
이미 그 인간성이라고 할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제 와 버릴 것이 있기는 한 것일까?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금 이렇게 동굴 앞에서 다가올 헌터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였다.
저 헌터나 그들의 동료들에게 따로 사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앞서 말했다시피 적어도 이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니까.
위선이라 해도 좋다.
위선이 맞으니까.
그저 내 마음이 편하고자… 아니, 내 남은 인간성이란 것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뿐이다.
어디에도 저 헌터나 그 동료들에 대한 배려나 슬픔도 없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이다.
혹여 이러한 내 모습을 본 누군가가 욕을 해도 좋다.
공감 따위 바라지 않는다.
양심 따위 아프지도 않다.
애초에 뱀(나)에게는 양심 따위 없으니까.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미약하게나마 이어지던 얇디얇은 생명의 기운이 마침내 끊어졌다.
잠시간 그 앞에 서 있던 나는 이윽고 등을 돌려 그 돌무덤을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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