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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보상(2) [상급 아티팩트 ‘대현자 ???의 최상급 오브’를 획득하셨습니다.] ______ [기본 정보] 이름: 대현자 ???의 최상급 오브 구분: 장비
등급: 상(이후 조건 충족 시 최상으로 격상) 속성: –
스탯: 마력 +2 체력 +1 착용 제한: 마력 태생 스탯 10 특수 효과: 패시브 스킬 [마법 자동보정] 습득.
______ [아티팩트로 인한 습득 스킬 정보를 표시합니다!] ______ [패시브 스킬] 이름: 마법 자동보정 등급: 중
속성: –
효과: 중급 이하의 마법 관련 스킬을 자동 보정해 그 위력과 효과를 대폭 증가시킨다.
______ [대현자 ???의 최상급 오브].
나는 엘레노어의 비고에서 이 아티팩트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기서 가장 크게 효율을 내줄 아이템이 바로 이거니까.
‘???의 정체. …이건 1부 중후반에 공개되는 정보다. 그전까지는 아직 이 아이템을 누가 가지고 있었는지 밝혀진 바가 없고.’ 이건 상급이지만, 거의 최상급에 다다르는 효과를 내는 아티팩트다.
최대의 효율을 내는 방법은 오직 하나.
바로 이 아이템의 본래 소유자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렇다.
이 아티팩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트리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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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워볼실시간 나는 이를 이미 알고 있다.
27번의 클리어 동안 나는 이 아티팩트의 본 주인을 몇 번이나 만났다.
대부분 마법사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 내 스승이 되어 주었던 존재.
하나, 그 이름은 조금 뒤에 밝혀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소유자의 진명을 밝히는 즉시 아티팩트가 시동되니까. 그렇게 되면 내가 스승… 그러니까 4인의 현자 중 하나와 접점이 있다는 걸 엘레노어에게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그렇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동하지 않아도 이 아티팩트의 실시간파워볼 가치는 이미 뛰어나니까. 최소 마법 쪽에서는 이미 상급에 가까운 위력을 뽐내는 게 바로 이 아티팩트다.
스토리 시작점에서 얻을 아이템은 아니기에 잘만 활용한다면?
이후 대폭 성장해 최정상에 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사가 마법사 전용 오브를 받아가다니… 아무리 엘리데인에서 둘 다 선택과목으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해도, 이런 좋은 기회에 그런 선택을 하는 건 당신밖에 없을 거예요.” “네 알 바 아니다.” “정말…… 하기야, 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자, 이걸로 너와 나의 빚도 사라진 거겠지?” “물론이에요. 제가 준 물건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겠죠. 그러니 이제부터는 정당히 학생으로서 당신과 수업을 듣겠어요. 특히 [합동 마투학]에서 발목이라도 잡으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 알고 계세요.” “그럴 일 따윈 없다. 되레 네가 그러지 않길 바라지.” “……끝까지 진짜.” 나는 기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대기하고 있던 지트리에게 말했다.
“가지.” 파워볼사이트
“네. 도련님.” “자, 잠깐만요!” 그때, 뒤편에서 엘레노어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아직 볼일이 다 끝난 게 아니었나?
나는 덤덤히 물었다. 파워볼게임
“뭐지?” 엔트리파워볼
“잠시 시간을 내주세요. 이런 아이템까지 드렸는데. 조금 정도는 괜찮지 않겠어요?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으니까.” 그녀가 입술을 가볍게 매만지며 활짝 웃었다.
“물론, 저 메이드는 잠시 빼고 단둘이서 말이에요.” “……저는 건물 바깥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그래.”
지트리의 눈치 빠른 행동 덕분에, 졸지에 엘레노어와 대화를 나누게 생겼다. 이제부터는 긴장해야 한다.
그녀는 [연기의 천재]. 적어도 엘레노어에게 거짓은 통하지 않으니까.
자, 그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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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가 내게 묻고 싶은 것. 나를 통해 얻어내려는 건 대체 뭐지?’ * * *
“어째서 저를 구하신 거죠?” 갑작스레 훅 들어온 정론에, 나는 급기야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니, 여우처럼 뭐든 뜯어낼 기세로 달려들더니 기껏 한다는 말이. 왜 저를 구했느냐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엘레노어가 이렇게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그녀는 본래 감정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매사에 진중하고, 언제나 자신의 사고와 분석력을 믿는 인물.
그랬기에 지금과 같은 자리에 올라 ‘금화의 여우’라는 이명까지 쟁취해낼 수 있었던 것이고, 이는 그녀에게 더 많은 부를 축적해 주었다.
자신의 방식을 가장 믿는 자.
그것이 엘레노어 드 리발린이라는 캐릭터였던 것이다.
한데 어째서 그녀는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대답해야 한다. 거짓이 아닌 진실을. 하지만 모든 것을 밝히지 않는 선에서의 진실만을.’ 어쨌거나, 엘레노어의 시선은 나를 향해 있다.
적갈색의 머리칼이 부드럽게 아래로 떨어지며 시선이 내 가슴께를 향한다.
후.
차분히 숨을 고른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메마른 입술을 애써 감추며, 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너를 구한 건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넌 운이 좋았을 뿐이지.” 엘레노어는 영악하다.
때문에 나는 약간의 진실을 섞을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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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가 나눠주는 칵테일처럼, 도수 높은 술을 희석해. 그사이에 비는 공백을 다른 과일 향과 시나몬 등으로 채워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술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 자체마저, 때로는 자각하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진실이 다소 섞인 거짓이란 이처럼 이성을 마비시킨다.
엘레노어는 내 답에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묻는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마지막에 마음을 바꿔 저를 구한 이유는요?” “그러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 ‘네가 죽으면 스토리 진행이고 뭐고 개판이 돼 버리니까.’ 물론 뒷말은 속으로 삼켰다.
네가 살아야.
정확히는 네 리발린 상단이 살아야만, 황가의 중앙 집권 세력이 더 비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 그래야 스토리의 마지막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너를 살렸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정치적 이유이기도 했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한 선택 중 하나라 할 수도 있었고.
하지만 그 어디에도 ‘거짓’은 없다.
엘레노어는 그 순간 잠시 고민하더니, 이번만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해왔다. 신비스러운 푸른 눈이 나를 꿰뚫어 보듯 차분히 관조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과거에 당신이 제게 내뱉었던 말을. 기억하시나요?” “…….”
나는 거기서만큼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쉬이 긍정할 수 없는 문제다.

녹스가 그녀에게 폭언한 것?
물론 알고 있다. 게임 설정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가. 그 대목에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왜냐? 그대로 1부가 모두 종료되었거든.
사실 녹스가 정말 죽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채였다.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은, 그녀와 나 사이에 내가 모르는. 그러니까 진짜 녹스와 엘레노어 사이의 이야기가 더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답을 내렸다.
“그래.”
지금은 내가 아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도 그녀를 다 알고 있다고, 거짓말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섰다.
엘레노어는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뒤 재차 잇는다.
“어째서 그런 거죠? 이미 리발린 상단은 충분히 비대했고, 공작가라 해도 저를 함부로 대할 정도로 당신은 어리지 않았을 터인데. 대체 어떤 악감정이 있었길래 절 그렇게 내몰았나요?” “……글쎄.” 나도 모르게.
그 대목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과거의 녹스가 왜 그렇게 엘레노어에게 폭언을 했던 것인지.
하지만 악의가 담기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안다.

녹스의 처절한 생애를 나는 이미 스물일곱 번이나 봐오지 않았나. 그런 와중에도 그는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죽어왔다.
어쩌면 이번 생의 시한부인 나 역시도 마찬가지고.
“잘 모르겠군.” 덧붙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하지만 난 시간이 없어서 이만.” “네. 그럼 다음 수업에서 뵙죠.” 엘레노어와 약간 불편한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그녀의 입꼬리와 표정이 미묘하게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하지만 동요하지 않는다.
그녀가 이번 질문으로 뭔가 알아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또한, 알아냈다 해도 바뀌는 것은 없을 테니까.
“오셨습니까. 도련님.” “가지.”
“네.”
잠시 후.
나는 엘레노어의 건물, 그리고 제4 상업지구를 떠나며 생각했다.
엘레노어는 왜 그런 질문을 했는가… 에 대한 것은 이미 지워버린 지 오래다.
어차피 고민해봐야 답도 안 나오는 문제가 아닌가?

지금 내 관심사는 오직 하나.
새롭게 얻은 아티팩트였다.
‘이 시점에서 [대현자 ???의 오브]를 얻게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이거 간만에 일이 제대로 풀리려나?’ 그런 기쁨이 들다가도.
‘…아니다. 안 돼! 부정 탈라!’ 퍼뜩 정신이 들기도 했다.
이런 긍정적인 생각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조금 잘 풀린다 싶을 때 대형 사고가 하나씩 터지는 게임.
그게 바로 이너 루나틱의 참맛이니까.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물론, 그건 내 옆에 있는 싸늘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메이드에게도 통용되는 이야기다.
당장 오늘 저녁에 주는 찻잔부터 조심해야겠다.
나는 그렇게 결심한 뒤, 눈치를 살피며 시두스관으로 돌아왔다.

녹스가 떠난 뒤.
엘레노어는 잠시 탁자에 앉아 고민에 잠겨 있다.
바로 조금 전 녹스가 고른 아티팩트가 그 문제였다.
“대체 왜 녹스 폰 리인하버는 하고많은 아티팩트 중에, 채 시동도 되지 않은 오브를 고른 걸까. 대체 이해가 안 돼.” 더 쓸 만한 것도 많았다.
녹스가 사용하는 흑검은 나름대로 쓸만해 보이지만, 그게 뛰어난 것이냐 물으면 그것은 잘 모르겠다 생각했다.
사용자의 마력을 빨아들이는 무기라니.
이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비고에 있는 물건이 더 뛰어나리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결과론적인 것.
“어쨌든 그는 선택했고… 나는 당황스럽게 됐네.” “뭐, 녹스 도련님도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그런 선택을 내리신 게 아니겠습니까?” 어느새 그녀의 옆에 선 종자. 릭이 그렇게 답해왔다.
엘레노어가 그가 내미는 차를 받아 한 모금 마시며 이었다.
“상단 쪽 일은 잘 돼가?” “네. 아카데미 쪽에도 리발린 가문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탈론페더의 귀족들도 저희에게 밀리기 시작할 겁니다. 이미 선물을 보내오며 리발린과 친하게 지내겠다고 말하는 귀족들도 있었습니다.”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최근 엘레노어의 리발린 상단은 그 규모를 넓히고 있었고, 대륙 전역에 위명을 떨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수도.
탈론페더였다.
하지만 이곳 수도는 무엇보다 황권이 강한 장소.
그렇다면, 자신이 아카데미에서 직접 그 세를 확장하는 게 낫다.

그렇게 판단한 그녀는 아카데미에 입학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 계획은 성공적이고.
“아직 방심하긴 일러. 그러니 상황을 잘 보고 보고하도록 해. 그리고….” “녹스 도련님의 일도 제대로 보고하라는 말씀이시죠?” “…맞아.”
“알겠습니다. 제가 누구입니까? 릭! 리발린 가문의 가장 뛰어난 회계 대리 아닙니까.” 릭은 너스레를 떨며 그렇게 말했다.
엘레노어는 작게 흥, 하며 코웃음 칠 뿐이었다.
어쨌거나 그의 실력은 꽤 준수했으니. 그녀가 별말 하지 않는 것이었다.
반면, 속내가 다른 릭은 녹스에 관한 생각으로 여념이 없었다.
‘검을 쓰는 가문의 기사가… 마법사가 사용하는 로브를 선택해 가져갔다라. 재미있군. 역시 녹스 너는.’ 릭이 가볍게 입술을 물었다.
아무래도 재미있는 일이 곧 벌어질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편, 같은 생각을 그의 주인인 엘레노어도 하고 있었다.
그 사유는 물론 달랐다.
‘녹스는 어째서 마지막에 그렇게 말한 거지? 과거의 내게 악감정이 있었다면 그렇게 솔직히 말했다면 해결될 일이었어. 이제 와 나를 신경 쓰는 건 아닐 테고….’ 녹스는 조금 전, 분명 말했다.
자신을 과거에 왜 괴롭혔느냐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이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하나의 생각으로 귀결된다.
‘과거의 녹스는 나를 밀어내려고 일부러 험한 말을 해야 할 이유가 있었던 거야. 쉽게 말하자면, 망나니가 되어야 했던 이유가 있었던 거지.’ 엘레노어의 예리한 감이 번뜩였다.
그러며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어느 떠올리기 싫은 과거의 한 편린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어린 녹스와 자신이 있었다.
시작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다행히 독이 든 차를 마시는 수모는 겪지 않아도 되었지만, 나는 지금 한 시간째 지트리에게 잔소리를 듣는 중이다.
우선 첫 번째로, 귀족의 품위에 대한 것이다.
아무리 망나니 출신에 이것저것 저지른 죄가 많은 나지만, 그녀는 더는 내가 나쁘지 않다고 사람들에게 인식되길 바랐다.
때문에 리인하버가의 규율을 몇 차례나 강조하기에 이르렀는데, 중간에 잠시 졸았다가 그 시간이 두 배가 되었다.
두 번째는 위험한 일은 적당히 벌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전과 같은 이야기다.
사실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은 아니다. 억울하지만, 달리 할 말이 없다. 어찌 되었든 이를 모두 지트리에게 설명할 순 없다.
내가 게임을 하다 빙의했는데, 원래 이름은 유찬이야!
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잠자코 그녀의 이야기를 흘려듣는 것뿐이다.
마지막 세 번째.
지트리는 이쪽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 이야기를 했는데.
바로 여자 문제였다.
항상 캐릭터를 영입할 때, 내 동료가 된 캐릭터에 여자가 많다 보니. 또 얼굴이 잘생긴 탓에 사람이 꼬이다 보니 더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오늘 같은 경우가 바로 그랬다.

파라켈수스 그 저열한 녀석은 내가 약혼자와 탈의실에 들어가 있었다! 라고 소문내며 돌아다닐 게 분명하다.
입이 싼 놈이다. 결코, 신뢰해서는 안 된다.
“도련님은 너무 마구 행동하시는 게 문제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꼬이게 되고, 여러 오해를 낳게 된 거죠. 특히 여성 편력 문제는 가주이신 테오 님도 꽤 고역을 치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유전이 아닐까 싶긴 하지만…….” “리인하버의 가주를 욕되게 할 셈인가?” “테오 님은 이미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테오를 들먹여 봤는데 죽도 밥도 안 돼서 그냥 포기했다.
덕분에 나는 얼마간 잔소리를 더 듣다가 겨우 해방되었다.
“앞으로는 조심하지.” 이거 주인의 명예가 바닥에 처박힌 기분이 든다만, 최근 가렌의 영입제안도 마음에 영 걸리고… 지트리에게는 화를 내기 어렵다.
다른 유닛이라고 다를까 싶긴 하지만….
아, 파라켈수스는 예외다.
그 새끼는 쌍놈 새끼니까.
“아 맞다. 그리고 도련님, 그러고 보니 페넬로페 황녀님께 전언이 왔습니다.” “……그걸 먼저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리 내 행동이… 약간 잘못됐어도 황녀의 전언인데.” “언제 그런 것을 신경 쓰셨던가요? 테오 님께서 호출하셨을 때도 무시하셨던 녹스 도련님이십니다.” “그건… 그렇군.” 나는 납득했다.
어쨌든 지트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녀의 편지를 내게 가져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발신인 – 페넬로페 폰 아크하임] 안녕하세요. 녹스 폰 리인하버.
일전 당신의 활약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황국의 법령에 따라 당신께 보답을 드리려 합니다. 황국의 수도인 탈론페더에서 황제 폐하께 직접 보상을 요구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출발은 사흘 후. 오전 아홉 시입니다.

부디 황가의 보답을 받아주시길.
“……보상받으러 오라는데?” “네?”
내 말에 지트리가 당황하자, 나는 편지를 내팽개치며 이었다.
“황녀가 나한테 보상을 준대. 그래서 수도로 오라는군. 제길.” 보상.
그래 허울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속에 숨겨진 황녀의 생각을.
어째서 페넬로페가 냉혈의 황녀로 불렸는가?
이는 그녀가 수많은 정치 싸움에 능했으며, 제 편이 아닌 사람을 내쳤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 편지로 하여금 시험받게 된 것이다.
아크하임 제국에 나는 충실한 개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후 반란을 일으킬 암흑가의 사냥개인가.
“……좋은 상황은 아니군요.” “정답이다.” 지트리는 금세 상황을 파악했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정치 싸움에 끼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끼지 않을 수도 없다.
가문이, 내가 지금 서 있는 위치가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자, 생각하자.
여기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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