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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용은 곧장 공격을 멈추고 명주실로 퇴로를 만들려 했다.
머리가 새하얘진 막무기는 마치 능용이 낙일 공간을 찢고 도망치려는 걸 보지 못한 것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생사륜을 그리기 시작했다.
생사륜은 순식간에 도망치려는 능용을 휘감았다.
능용은 막무기의 생사륜이 불완전하다는 걸 느꼈다. 만약 그녀가 도망이 아닌 맞서 싸우는 것을 택했다면, 생사륜이 막무기에게 반서됐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급한 나머지, 이 간단한 판단조차 내리지 못했다.
순간, 능용이 죽음을 각오한 표정을 짓더니 낙일 신통과 생기를 빨아들이는 생사륜을 무시한 채, 미친 듯이 자신의 선원력과 생명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막무기는 공간에 자욱하게 퍼진 죽음의 기운을 느끼고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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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파워볼게임 단단히 미쳤군. 도망쳤다면 적어도 원신은 남길 수 있었을 텐데……. 도망이 아니라 자폭을 택하다니… 날 따라 하는 건가?’ 쾅!
범인단약각 밖에서 광폭한 기운이 작렬해 주위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거리에 즐비해 있던 가게들은 모두 날아가고 주위에서 관전하고 있던 선인들도 그 위력에 원신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천외천 시가지는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갔다.
선제의 자폭은 엔트리파워볼 약한 규율을 없애 버리고, 마치 별이 폭발할 것만 같은 위력이었다. 선인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쳤지만, 경지가 낮은 수사들은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폭발에 휘말려 죽어 버렸다.
전투가 끝나고 생겨난 거대한 골짜기에 가장 먼저 나타난 사람은 멀리서 관전하고 있던 등비언이었다.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거대한 골짜기를 바라보며 전율했다. 등비언은 누사가 찾아오자마자 시가지 바깥으로 나가서 이 모든 상황을 관전하고 있었다.

‘막무기가 발동시킨 곤살진에 미비상회의 선제 3명이 갇히고… 막무기는 함께 있던 광근이 도망치자 곤살진을 연이어 자폭시킨 뒤, 알 수 없는 신통으로 구조하를 죽였어. 그걸 본 덕평사가 도망쳤고, 막무기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능용이 자폭했어…….’ 등비언은 사라진 천외천 시가지를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본래 누사가 EOS파워볼 찾아왔을 때, 막무기가 미비상회의 선제 3명을 이길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누사를 미비상회에 넘길 생각이었지만, 설마 3대 1로 싸워서 선제 2명을 죽이고 살아남을 줄이야…….’ 막무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등비언은 막무기가 죽지 않았고, 이곳에서 도망쳤을 거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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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기는 아직 선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선제 3명을 상대로도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싸우는 걸 택한 거지? 그래… 이건 막무기가 떠나기 전에 나한테 일부러 미비상회를 상대하는 걸 보여준 거야…….’ 등비언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앞으로 절대 누사를 건들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는 누사에게 밉보여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강자의 원한을 사고 싶지 않았다.
‘하루도 안 되서 도굉을 죽인 건 사실이었구나… 선제 후기인 구조하도 죽인 마당에 이제 막 선제에 오른 나 따위가 안중에 있을 리가 없어……. 누사를 함부로 대했다간…….’ “저… 등 부주님. 막 도우님은…….”
누사가 조심스럽게 등비언의 뒤로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
등비언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로투스바카라

“막 형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것보다 미비상회 놈들… 감히 내가 관리하는 천외천 시가지에서 대놓고 이런 일을 벌이다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겠군요. 누사, 가는 김에 제가 천외천 우주까지 데려가 드리겠습니다.” 등비언은 만약 막무기가 죽었다면 미비상회한테서 푸른 결정으로 보상받고 이번 사건을 조용히 묻을 생각이었지만, 무려 미비상회의 선제 3명을 죽인 막무기가 살아 있으니 이번 사건을 조용히 넘기지 않기로 했다.
*막무기가 능용의 자폭 범위를 빠져나가기도 전에, 뒤에서 엄청난 선원력이 느껴졌다.
막무기는 풍둔술로 도망치려 했지만, 능용이 공간을 속박한 탓에 풍둔술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막무기의 앞에 자그마한 균열이 생겨났다. 막무기는 저원락의 모든 선원력을 모아 균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막무기는 균열이 찢어진 순간, 주저없이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중상을 입은 그가 능용의 자폭에 휘말리면 죽음뿐이었지만, 공간 균열로 도망치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살아남을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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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기는 무언가가 거세게 몸에 부딪힌 느낌을 받고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황량하고 적막한 죽음의 기운이 그를 휘감았다.
‘황야에 떨어진 건가… 절대 의식을 놓으면 안 돼…….’ 생기락은 말라 비틀어졌고, 저원락에는 아주 조금의 선원력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막무기는 저신락에 남아 있는 신념으로 간신히 불후계 안으로 들어갔다.
“형님… 어쩌다가 또 그렇게 다치신 거예요!?” 3급 선요수까지 승급한 트롤이 피투성이인 막무기를 보자마자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어서… 홍몽의 기운을 가져와서 열어 줘…….” 막무기는 그 말을 끝으로 기절해 버렸다.
*천외천 우주는 무수한 계역이 교차하는 곳이자 선계의 계역을 벗어나 높은 계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게다가 수많은 선제 정상 경지의 강자들이 이곳에 찾아와 선제보다도 더 높은 도운을 느끼고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도 했다.
각 계역에서 온 수사들은 추후 더 높은 계역에 도달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천외천 우주에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장소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끝나지 않는 전쟁이 이어지는 탓에 천외천 우주에는 구역을 쟁탈하면서도 서로 거래를 할 수 있는 독특한 곳이 형성되었다.
그곳은 바로 천외천 우주 외곽에 형성된 공공 구역이었다. 물론 이곳에서도 가끔 살육은 벌어졌지만, 다른 천외천 우주 구역과 비교하면 온실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이 천외천 우주 공공 구역은 우주각(宇宙角)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우주각은 종족, 계역 출신과 상관없이 거래를 할 수 있어 천외천 우주에서 가장 번화하고 보물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우주각에서는 각 세력이 주둔지의 크기와 보유 상가의 개수로 힘을 겨루고 있었다.

우주각이 주로 보물을 수급하는 곳은 총 3곳이 있었다. 한 곳은 천외천 우주 외곽의 열허(裂墟)였고, 또 한 곳은 천외천의 비경 그리고 마지막 한 곳이 천외천 회랑이었다.
사실상 천외천 회랑은 주로 자원을 우주벽에서 수급하기에 값진 보물이 흘러 들어오는 경우는 적었고, 가치가 높은 건 푸른 결정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천외천 회랑이 중요한 수련 자원의 생산지임은 틀림없었다. 천외천 회랑에는 천외천 시가지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수련 자원은 이곳 우주각으로 흘러 들어왔다.
표면상으로 천외천 회랑의 수련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건 인간족과 요족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두 세력은 결코 강해서 우주벽을 점거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천외천 회랑은 천 년에 한 번 두 종족이 대표하여 우주벽의 수련 자원을 쟁탈하는데, 천 년 뒤 대표하는 세력이 바뀌기 전까지는 우주벽 쟁탈전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인간족과 요족 둘 중 한 세력을 선택해 참가해야만 했다. 그리고 한 세력에 속하게 되면 천 년 동안 그 세력을 위해 싸워야만 했다.
사실상 천외천 회랑에서 수련 자원을 노리고 인간족이나 요족에 들어간 선인들은 모두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다. 천외천 회랑에 온 순간, 막대한 전송 비용 탓에 천외천 우주에 다시 돌아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천외천 회랑에 남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곳을 떠나는 건 더욱 힘들어졌다.
천외천 회랑에서 우주벽이 열리는 시기는 일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천외천 회랑은 자원 쟁탈 따위 같은 쓸데없는 이유로 전쟁이 끊이질 않았고, 대다수의 선인들은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또한 천외천 회랑 황야에는 도의 근본을 열화하는 적적하고 고요한 죽음의 기운이 감돌았고, 끊이질 않는 전쟁 탓에 사기(死气)가 축적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경지가 바르게 오를지 몰라도, 오래 머무르면 경지를 절대 올릴 수 없는 구조였다. 이것은 선제에 도달한 수사가 천외천 회랑을 떠나려는 이유이기도 했다.
등비언과 광근이 이곳에서 선제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던 건, 두 사람이 우주벽이 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전쟁에 참전하지 않고 줄곧 천외천 시가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대부분은 반드시 세력을 위해 황야로 사서 싸워야만 했다.

광근은 조금만 더 지났으면 평생 증도를 하지 못했겠지만, 운 좋게 몇백 년 만에 구품 단제인 막무기를 만나 선제에 도달할 수 있었고, 등비언은 부주라는 권력 덕분에 선제에 도달한 뒤, 빠르게 그곳을 떠날 수 있었다.
*태상천은 천외천 우주 인간족의 한 세력에 불과했다. 태상천은 이제 막 천외천 우주에 왔을 때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랜 세월 자질이 좋은 천재 선인들을 전쟁터에 보낸 탓에 큰 소모전을 치렀다. 그 탓에 힘을 잃은 태상천은 가지고 있던 구역의 10분의 9를 빼앗겼고, 우주각에 있던 주둔지마저 빼앗겨 버려 남은 건 평범한 우주 선성 한 곳뿐이었다.
태상천 우주 선성. 이것이 태상천이 천외천 우주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주둔지였다.
태상천의 선성 부전(府殿)에서 중년 남자가 무표정으로 상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양옆에는 강한 기백을 내뿜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 중 경지가 가장 낮은 사람조차도 선존 후기였다.
상석에 앉아 있는 남자는 병리상(瓶离伤)이라는 이름의 선존 원만 강자였다. 그는 태상천 우주 선성의 성주로서, 태상천에서 도제 자창낙 다음으로 권력이 있는 자였다. 모두가 그의 명령은 자창낙을 위한 것이고, 자창낙의 명령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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