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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가 나섰으니, 당문도 움직일 것이라고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였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 어떻게 접근해 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홍모량이 넌지시 말하기를, 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지 않던가.
하기에 최소한 목숨을 노리는 적이 되어 앞에 서지만 않는다면 좋겠다고 다들 내심 바랐다.
적으로 상대할 때에는 남궁세가보다 당문이 더욱 껄끄럽기 때문이었다.
독과 암기의 조종(祖宗) 당문.
그들이 적을 대하는 방식은 악랄하다.
하기에 당문을 두고 명문세가이기는 하지만, 정도(正道)을 걷는다고 할 수는 없다지 않던가.
“오랜만입니다. 진 선배.” 당문의 세 사내 중 한 명이 말했다.
진산과 안면이 있을 정도면 명숙일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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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세이프파워볼 나타난 당문도들의 머리는 은빛을 넘어 백색에 가까웠다. 그만큼 나이가 많다는 의미일 터.
봉왕 진산은 눈을 여며 말을 건넨 당문도를 찬찬히 보더니, 그제야 알겠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자네! 당반(唐槃) 아닌가? 아직 살아 있었나?” 당반이라 불린 사람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진 선배가 아직 정정한데 제 어찌 먼저 갈 수 있겠습니까?” 말속에 뼈가 담겨 있었다.
흑야편복은 봉왕에게 한 걸음 다가가 넌지시 물었다.
“어떤 사이입니까?” 파워볼사이트 봉왕 진산은 난감한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은원으로 좀 얽힌 사이이지.” 당문은 은혜는 열 배로 갚고, 원한은 백 배로 되돌려주기로 유명하다.
“은혜요, 원한요?” 흑야편복이 묻는 말에 봉왕 진산은 그저 눈을 찌푸릴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대답이 되었는지, 흑야편복은 한숨을 쉬며 세 당문도와 자신들과의 거리를 가늠해 보았다.
당문도들의 전법은 독을 주로 쓰는지, 아니면 암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저들이 암기를 사용한다면, 촘촘히 깔려 있는 대나무들이 좋은 엄폐물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스스럼없이 모습을 드러낸 것과 사해서생의 반응으로 봐서는 독을 사용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대나무들은 반대로 방해가 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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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야편복은 파워볼게임사이트 가늠해 보았다.
그가 검은 밤의 박쥐라는 별호를 얻게 된 건, 독문보법 흑월인각보(黑月印刻步) 때문이었다.
‘검은 달 모양의 도장을 새기는 걸음’이라는 뜻으로, 강남 제일의 보신경이라 일컬어질 정도의 무공이었다.
빠를 뿐만 아니라 주변의 경관에 동화하여 기척 없이 움직이는 특징을 가져, 대응하기 전에 상대를 제압하곤 했다.
혹자는 그 능력을 전대의 고수 칠왕 중 유일한 살수였던 살왕(殺王)과 비견하기까지 하였다.
세 명의 당문도는 분명 만만치 않으리라.
하지만 이와 같이 파워볼실시간 어두운 밤이라면, 그중 둘 정도는 어찌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사해서생의 한마디가 그러한 자신감을 일시에 깨뜨려 버렸다.
“삼독흑공…….” 흑야편복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삼독흑공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하칠패 중 독패(毒覇)이며, 홍모량을 제외하고는 강남에 적수를 찾을 수 없다는 고수 당배종은 언젠가 말했다.
당문 안에 실시간파워볼 자신과 비교할 만한 고수가 셋이 더 있으니, 그들을 삼독흑공이라 부른다고.
코웃음을 쳤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전 전대 당문의 대당가였던 당효(唐曉)라고 하니 다들 입을 닫아걸었다.
“오랜만이외다.” 당반의 옆에 서 있던 사람이 나서며 포권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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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형, 그동안 안녕하셨소이까?” 진산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진지한 얼굴로 마주 포권의 예를 취했다.
“당 문주. 오랜만이외다.” “문주라니요. 제가 짐을 내려놓은 지 벌써 사십 년이 넘었습니다그려.” “그랬나요? 하지만 내겐 당문의 문주는 언제나 효 형 당신이라오. 허허허허.” 노강호들의 대화는 온화했다.
하지만 봉왕 진산과 전전대 당문의 문주였던 당효 사이에 얽힌 사연은 그리 훈훈하지는 않았다.
뒷배가 없는 봉왕 진산이 강호칠왕 중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당효와의 일전에서 승리했던 이유가 컸다.
우연히 벌어진 비무였지만 그 결과로 인해 그들의 운명은 갈라졌다.
당효는 그 덕분에 강호칠왕 중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당문 내에서도 상당한 신임을 잃었다.
듣기로 당효가 사촌동생뻘인 당배종에게 당문의 문주위를 인계했던 것도 그 영향이 컸다고 했다.
흑야편복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야왕복조를 꺼내 들었다.
‘이 자리…… 몇은 죽겠구나.’ 하지만 최소한 저들 삼독흑공도 무사하지는 못 하리라.
한데 갑자기 문조경이 자신을 가리고 선 봉왕 진산을 헤치고 나섰다.
“늦으셨습니다. 독공(毒公).” 당효가 대답했다.
“그대가 번양검파의 문조경 장문인이시오? 미안하오. 사정이 생겨서 기다리게 하고 말았구료.” 일행의 시선이 문조경에게로 향했다.
문조경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들의 시선에 답했다.
“토끼도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굴을 세 개나 판다지 않습니까?” 교토삼굴(狡免三窟)이라 했다.
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를 파 스스로 구명한다던가?

“저를 지켜 주기 위해 삼독흑공께서 직접 나서시다니, 감사할 뿐입니다.” 문조경이 진정 감복했다는 듯 크게 고개를 숙이며 하는 말에 모든 사람은 눈을 찌푸렸다.
문조경에게 황금 팔천냥을 들여 모은 보표들이 첫 번째 굴이고, 신조가 두 번째 굴이었다면, 그마저도 부족해 당문이라는 굴을 더 파 두었던 모양이다.
흑야편복은 혀를 내둘렀다.
‘이 어린놈은 절대 죽지는 않겠구나.’ 혹여 죽는다 해도, 모두 중 가장 마지막에 죽겠지.
그런 문조경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당효가 말했다.
“미안하게 됐소이다.” “괜찮습니다. 늦을 수야 있지요.” “그 외에도 조금 미안하게 됐소이다.” 문조경은 경직된 얼굴을 하고 물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장문인께서 본 문과 나누었던 약조를 조금 바꾸어야겠소이다.” “무엇을 어찌 바꿀까요?” “본래 본 문은 문 장문인이 안전하게 항주에 도착하도록 보호해 주고, 그 대신 문 장문인은 본 문을 대신하여 실종된 당심한 문주를 찾아 주겠다고 약속하셨지요?” “네, 그렇습니다.” 듣고 있던 이들의 눈이 커다래졌다.
남궁대강뿐 아니라, 현 당문의 문주이자 단심맹의 총사인 당심한까지 실종된 상태였다는 건가.
하지만 봉왕 진산과 흑야편복만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동요가 없었다.
두 사람만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당문은 실리를 추구하는 문파였다.
남궁대강의 실종되고 다른 자가 가장하고 있다면, 당문의 입장에선 주저 없이 그 사실을 공론화했어야 마땅했다.
그리한다면 숨겨 놓았을 것이 분명한 진짜 남궁대강은 이용 가치가 없어져 죽게 될 것이고, 남궁세가는 후계 다툼이 생겨 분열되는 등의 상당한 진통을 겪겠지만, 당문에게는 이득이었다.
단심맹 내 이인자이자 당문의 문주인 당심한이 단심맹주에 오르게 될 것이기에.
하지만 당심한까지 사라진 상태이니 만약 이 일이 공표된다면 단심맹주는 남궁대강과 당심한이 아닌 다른 무문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맹주가 나올 수나 있으려나.

단심맹은 후조시나 백금대부라는 적과의 전쟁 이전에 내분에 휩싸여 멸망할 것이다.
정체 모를 적들은 어쩌면 거기까지 노리고 당심한도 함께 납치했을지도.
당효가 말했다.
“문주께서는 연판장을 내게 주시고 되돌아가셨으면 하오. 그 뒤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다 할 터이니.” 문조경이 눈을 얇게 좁혔다.
“무슨 말씀이신지?” “말씀대로요.” 문조경은 짧은 한숨을 내쉰 후, 주변을 살피듯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당배종 어르신은 같이 안 오셨습니까?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만?” “오지 못했소.” “오지 않으신 게 아니라 오지 못하신 거군요.” “그렇게 되었소이다.” “저는 당배종 당 태당가를 뵌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보내 주신 전서에는 이런 부분이 있더군요. ‘만약 내가 약속된 일시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본 문에 변고가 생겼다는 의미일 것이니, 본문과의 약조가 해지된 것이라 봐도 좋다’라고 말입니다.” 당효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주변으로 둥글게 십여 명의 사람이 나타났다.
사해서생이 긴장하며 중얼거렸다.
“십삼수당비…….” 당문을 지키는 열세 개의 비수.
당문은 남궁세가와 달리, 외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기에 최전성기에도 문도의 수가 이백을 넘지 못했다.
남궁가에 소속된 무사의 수가 속가를 제외하고도 천을 넘는다 하니, 그에 비한다면 형편없다고 할 정도의 숫자다.
하지만 개개의 무인이 남궁가보다 정예화되었고, 보다 위험하다.

오죽하면 당씨 성을 가진 무인 하나가 남궁가의 무인 열을 감당한다는 말까지 나돌겠는가.
십삼수당비는 그런 당문의 무인 중에서 정점에 이른 이들을 모아 만든 단체였다.
고작 열셋이란 인원으로 일백의 정예로 구성된 남궁가의 대연검단과 비견되는 이들이니, 두말해서 무엇하랴.
문조경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봉왕 진산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굴 하나가 무너진 것 같습니다.” 봉왕 진산은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농담을 건네는 문조경의 배포가 마음에 드는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절풍봉을 바람개비처럼 둥글게 돌렸다.
“허허헛. 너무 걱정 말게나. 첫 번째 굴이 이처럼 튼튼하지 않은가!” 그에 반응하여 당효의 어깨가 꿈틀거렸다.
당반과 다른 흑공은 미끄러지듯 움직여 삼재의 방향으로 위치하여 일행을 포위했고, 십삼수당비는 반 장 정도 떨어져 제각각의 암기를 손에 들고 던질 준비를 했다.
분위기가 삭막해졌음을 아는지,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어와 대나무 잎을 머금고 지나쳤다.
그때 문조경이 흑야편복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 그런데 혹시 어째서 사해서생께 다른 분보다 오백 냥을 더 드렸는지 말씀드렸던가요?” 흑야편복은 치미는 짜증을 억눌렀다.
일촉즉발의 긴급한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화제를 꺼내는 이 청년을 어찌 보아야 할지…….
하지만 지금껏 이 기묘한 청년은 신비한 행적을 보여 왔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되물었다.
“말한 적 없네.” 사해서생이 불쑥 앞으로 나섰다.

“내가 나설 차례인가 보오.” 흑야편복은 옆을 지나치는 그의 모습에 눈을 좁혔다.
언제나 어깨를 움츠리고 있어 작아 보였었는데, 허리를 곧게 펴고 옆을 지나치는 모습을 보니, 위압감이 느껴졌다.
꼭 체구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기도가 이전과 천양지차로 달랐다.
평소에도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더구나 느껴지는 기운에서 느껴지는 묘한 중압감이 인상적이었다.
흑야편복의 경험상 이런 압박은 분명 몇 천, 몇 만이라는 사람 위에 군림하는 인간들이 지니는 공통점과도 같은 것이었다.
‘일파의 주인.’ 사해서생이 방파를 일구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격전을 준비하던 당효는 흑야편복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손을 들어 수하들을 물린 뒤 사해서생을 바라보았다.
얼굴의 가죽을 뚫고 그 안을 살피겠다는 것처럼 눈빛이 매서웠다.
사해서생은 살짝 웃으며 당효를 향해 말했다.
“당신이셨군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낯선 목소리였다.
하지만 당효에게는 오히려 익숙했던 모양이었다.
사해서생의 음성에 반응하여 그의 눈이 커다래졌다.
“너, 넌?”
“네. 접니다.” 천라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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